본문 바로가기

축산기술정보

작성일 2008.05.02 조회수 575
정보마당 > 축산기술정보 상세보기 - 제목, 작성자, 내용, 파일 제공
고구마 이야기
작성자 변광우
집 앞에 진짜 손바닥 만한 밭 한뙈기가 잇는데....

올해는 무얼 심을까 여간 걱정이 아니다, 고추를 심자니 약치고 따고 너무 힘들고

강냉이 를 심자니 따서 팔 재주가 없겟고...

무나 배추나 채소를 하자니 거기 갈 손이 없고... 들깨나 심자니 밭이 너무 아깝 겟거니

무얼 심을까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젤루 손쉬운게 고구마가 아니겟나 시퍼 고구마를 심기로 작정을
허고 지난달에 웃동네 동상이 행님 아랫거리 큰밭 로타리 치러 가는놈 손짓해 불러다가



"내말이여 ..이거 삽으루 팔수도 업고...."

이리 엉그럭을 써 가지고 트랙타 서너개 기럭지만 한걸 몇번 들락 날락 혀서 훌륭하게 고랑을 짛어
놓았는디 내 허는말 "로타리 태갠거 얼마면 되는겨?" 이리 말 허니

"아이구 ~행님 ! " 손을 훼훼 내저으며 꽁지가 빠지게 몰고 내빼는디 "고맙구먼...."



어제 비도 왔겠다...오늘 고구마를 심어볼 요량으로 고구마 싹을 사러 갓는데 마침 웃동네 밭고랑 타
개준 동상이 고구마 순을 잘라 판다허니 다른데 가서 사믄 도리가 아니제...

그래서리 " 나 넉다발만 잘라줘바바..." 그래서 이거믄 실컷 될껴 그라고 와서 심는데



내원래 고구마 고자만 들어도 신물이 나는 사람이여....

내 어릴적에 어찌 그리 어렵게 살앗든지 이른봄 구덩이를 네모 나게 파고 소두엄을 집어넣고 열을
내서 온상을 만들고 흙을 덮고 고구마를 씨를 집어 넣어 아침 저녁으로 이엉을 덮어 보온을 해주면
신기 하게도 고구마 순이 자라 나는데 한두어뼘 자라면 잘라서 밭에 심는데 지금 처럼 트랙터가 잇
나 경운기 가 잇나 그냥 쌩땅을 고사리 같은 손으로 괭이 자루를 쥐고 힘들게 밭을 일구고 고랑을 만
들어 비료가 잇나 거름이 잇나?



소만 때 갈잎이 퍼드러 지면 그걸 꺽어다 질머져서 고랑에 배기고 두럭을 만들어서 지금처럼 비니루
가 잇나 뭐가 잇나 기냥 맨땅에 순을 잘라 심을라 치면 배실 배실 거리다 겨우 살아나서 싹이 제법 어
울릴만 하면 그무서운 보릿고개가 들이 닥쳐 먹을 양식이 없는기라



산목숨 굶어 죽을수도 엄고 한발도 채 안자란 고구마 밭에 가서 더놔두면 복지개 뚜겅 맨치로 클놈
을 애기 주먹도 안되는놈을 한물박 후벼 다가 장작불로 가마솥에 푸~욱 삶아 놓으면 여물지 않아 질
퍼덕 하지만 으찌 그리 꿀맛 인지 !!!!



안먹어 본 사람은 모르는기라..... 지금세상 배터지게 먹어 똥배가 나와가꼬 오늘 낮에는 무얼 먹을
까 요리들 말허는 작자들은 죽어따 깨도 이맛을 모르지 암~ 모르구 말구~~~이렇게





삼시 세끼니 고구마만 먹고 사는디

"아~침 에도 고~구~마 점~심에도 고~구~마~ 저녁에도 고~구~마~"

이리 먹으니 어찌 안질릴수 있간디... 그래도 어른 들은 잘도 잡수신다

구엮 꾸엮 신김치 잡숴 가며 꿀꺼덕 꿀거덕 잘도 잡수신다...



고구마 먹고 똥 싸면 고구마가 그냥 나오고 소화도 잘 안돼서 배도 잘 안고프고

으찌 되었던 고구마가 유일한 식량 이므로 안먹고 살 재간도 없고...



그리 먹고 한창 자랄 청소년기를 보냈으니 내가 요래 쪼마내서 내만한 사람 별로 없는디

그래도 내 아는 사람들은 작아도 당차다 카고 그게다 이 고구마 덕분이 아님갑네요



옌애기 고만 허고 고구마를 둘이 심는디 엣날 고구마 먹을때는 날씬하니 일도 번개 같이 훨훨 날아나
니며 했는데 지금 잘먹고 똥배만 나와 가지고 도무지 구부릴수도 없고 고구마 한줄 꼽는데 골백번도
더일어나고 헥헥 대고 어이구~ 나이는 몬 속인다

요라고 있으니 한심하다



내는 싹 꼽고 즈그는 물주고 그라고 수내기 끝만 쪼금 내놓고 흙덮고 그위에 비니루 를 씌우고 싹이
탄다나 흙을 삽으루 떠서 싹 위에 덮는데 이거 보통 중노동이 아닌기라...

애고 허리야 골백번도 더하고 겨우 심었드니 고랑이가 몇개 남으니 또 윗동네 달려 가서 내 두단만
더 도고.. 그래서 같다가 마주 심엇는데....



이리 심 들게 심어서 거둬 들여도 내는 항개도 안먹는다...

다 애들 주고 이웃 주고 교회도 주고 아무나 달라면 다준다 주는맛에 심는다

그지겨운 고구마 보기만 해도 울할머니 꾸역 꾸엮 잡수시던 그생각이 난다...



올가을에 고구마 마니 캐거들랑 모두들 양재기 들고 찾아 오시유....

고구마 나눠 줍니다 아무나 줍니다 막 퍼줍니다... 울할머니 생각 나어릴제 고구마 똥 싸던 생각

누구든지 고구마 먹고시프시면 오시기요....올가을에 말이요... 판서농원(panseo.com) 으로 말이
유....







변광우님이2008 05 02 오전 2:41:11에 작성 하였습니다.
============================================================

콘텐츠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어느 정도 만족하셨습니까?

만족도 조사

담당자 정보

  • 담당부서 축산과
  • 담당자 김재건
  • 전화번호 033-737-4196
  • 최종수정일 2024.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