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칭찬합니다

작성일 2013.10.04 조회수 2418
시민참여 > 칭찬합니다 상세보기 - 제목, 작성자, 내용, 파일 제공
모범적인 원주시민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작성자 박재영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는 아직도 선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이 말을 수없이 반복해도 모자람이 많습니다. 정말로 말로 뭐라고 더이상 감사하다는 뜻을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저는 여주시 가남읍 심석리에 살고 있는 박재영이라는 사람입니다. 지난 10월 2일에 너무도 고마운 일이 있어서 이를 드러내 밝히지 않고서는 저에게 감사함을 제공하신 분께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과 이러한 선행은 널리 알림으로써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더 밝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의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저녁때 족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운동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아마 그때가 저녁 5시를 막 넘기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때  아들 녀석이 전화를 해서 아빠와 저녁식사를 같이 하고 싶다고 하길래 어디냐고 물었더니 원주 운전면허시험장인데 집으로 바로 출발할 것이고 아마도 3,40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아마도 월급을 받았으니 아빠에게 생색도 낼겸 저녁을 같이 먹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태평리(가남읍 소재지) 도착하면 전화하라고 했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채 20분도 지나지 않아 아내가 전화를 걸어 아들녀석이 월급탄돈 100만원을 지갑에 넣어두었다가 지갑을 차 지붕에 얹어놓고 그냥 출발했다가 한참 달리던 중에 지갑을 잃어버린 것을 알았다며 한숨을 몰아쉬며 모든 걱정을 쏟아냈습니다. 아들녀석이 군대를 제대하고나서 대학에 복학하기 전까지  자신이 번 돈 중에 매월 100만원씩을 제 엄마에게 주기로 약속을 했는데 아마도 엄마에게 드리기 위해 은행에서 100만원을 찾아 지갑에 넣어 두었던 모양입니다. 참으로 마음이 아렸습니다. 100만원이 큰 돈이기는 하지만 그 100만원이라는 금액 때문에 마음이 아픈 것이 아니라 아들 녀석이 마음 아파할 것을 생각하니 정말 너무 마음이 시릴 정도 아팠습니다. 저녁 6시에 나가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졸린 눈을 비벼가며 일을 해서 번 돈인데, 그 돈에는 아들녀석의 피땀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돈인데, 자신의 노력의 결과물을 너무도 허망하게 잃어버린 충격에 너무 큰 허탈감을 느끼게 될텐데  등등의 온갖 생각에 정말 마음이 무거워지고 머리는 복잡해졌으며 가슴이 칼로 베어내는 듯이 아려왔습니다. 특히나 아들녀석이 마음 아파하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머릿속은 멍해지고  어지럽고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돈의 무게가 아니라 자신의 노력의 결과물을 맥없이 부주의함으로 잃어버린 허탈감에 빠져있을 아들녀석이 너무 걱정되었기 때문이었겠지요.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세상에는 선한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기에 그 중에 한 사람이 지갑을 주워서 연락해주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갖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조금만 기다려보자고 말했습니다. 아들녀석이 최종적으로 잃어버린 것을 확인하고 어느 곳에서도 전화가 오지 않으면 결국 돈이 든 지갑을 찾지 못하게 되겠지요. 그런데 이유는 모르지만 막연한 기대가 너무 컸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로부터 꼭 연락이 올 것 같은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6시 경에 모르는 전화가 걸려오기에 그저 "박재영입니다"라며 받았습니다. 내일 초등학교 총동문체육대회를 준비하고 있기에 동문 중의 한 사람이 체육대회에 관한 문의를 하는 전화겠거니 하는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저쪽에서 "박다솔아버님이세요? "라고 물어와서 반사적으로 "혹 지갑을 주우셨습니까?"라고 되물었더니 "지갑에 큰돈이 들어서요"라는 것이었습니다. 두 말 할 필요가 없었지요. 정말 감사합니다를 수차례 반복하고나서 아들에게 연락을 취해서 바로 찾아뵙도록하겠다고 했지요. 아들녀석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지갑을 차에 얹어놓고 출발했던 지점까지 거슬러가며 허탈감에 빠져 있을 터이고, 바로 연락을 취하면 지갑을 주우신 분에게 곧바로 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바로 전화를 해서 그 분의 전화번호를 알려주며 찾아가도록 했습니다.

결론은 아들이 졸린 눈 비벼가며 밤새워 아르바이트한 100만원이라는 거금을 지갑을 주우신 분이 고스란히 돌려주었다는 것입니다. 수표로 찾아서 지갑에 넣어둔 것이 아니라 5만원짜리 스무장을 넣어둔 것인데 그것을 그대로 돌려준다는 것이 정말 믿기지 않았습니다. 마음으로는 선한 사람이 지갑을 주웠으면 돌려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견물생심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가 없지요. 

견물생심의 유혹을 물리치고 돈을 잃어버린 사람이 마음 아파할 것을 염려하여 고수란히 지갑을 돌려주신 분의 정의감에 감사와 칭찬을 아낄 수가 없고 사회의 모범적인 일로 널리 알리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한 분의 정직함과 순수함과 정의감으로 인해,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심정이었을 아들이 이 사회의 밝은 면을 볼 수 있게 해주고  인간에 대한 신뢰를 높여줄 수 있음에 깊은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100만원이 큰돈이지만 돈의 문제보다는 사실은 실망과 안타까움으로 까맣게 마음을 태울 아들이 더 걱정이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주운 지갑 속에 수표도 아닌 현금 100만원을 선뜻 돌려주신 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리고, 이땅에 선한 사람이 훨씬 많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사실에 더욱 감사드리고, 아들이 자신의 땀방울이 아로새겨진 돈을 잃은 실망감에 마음 아파하지 않도록 배려해주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마도 제 아들도 이분의 행동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제가  확신하건대 제 아들이 이와같은 상황에 처하면 자신도 기꺼이 지갑과 돈을 주인에게 돌려줄 것이라 믿습니다. 기나긴 인생에서 이런 일은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지만 저는 이런 경험이 어쩌면 제 아들에게 기나긴 인생여정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너무도 큰 교훈으로 자리잡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당사자에게만 감사하다는 말씀만 전할 것이 아니라 원주시민 더 나아가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를 접하여 우리사회에 아직도 미담이 넘쳐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해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오늘 제가 감사드리는 그 분의 성함과 연락처를 알았기에 이곳에 적어두고자 합니다. 혹여 이글을 보시는 분들이 계시면 감사와 격려의 문자를 보내주시면 진심으로 감사하겠습니다.

그분의 성함은  윤  성 영씨이고, 전화번호는 공일공 구일팔구 공구사육입니다. 본인께는 동의도 받지 않고 이름과 전화번호를 공개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윤성영씨께는 늘 건강과 행운과 행복이 함께하길 기원드립니다. 

                             여주의 희망농부  박 재 영 씀.

    (공일공 팔칠팔육 육이이일, 서울특별시 장애인 재활협회 회장)
   

콘텐츠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어느 정도 만족하셨습니까?

만족도 조사

담당자 정보

  • 최종수정일 2023.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