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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니다

작성일 2021.05.31 조회수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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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고속터미널 안내소 직원 아저씨를 칭찬합니다,
작성자 이낙현
저는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올해 5월 강릉에 직장을 잡았습니다. 사회초년생으로 많은 일을 겪고, 많은 사람들을 마주하며 스트레스는 쌓이고, 일은 잘 안 풀리고, 걱정은 쌓이고, 되는 거 하나 없어 하루하루 힘들었어요. 그냥 "힘들었다." 한마디로는 다 표현을 못할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집 생각도 많이나고 기댈 곳은 집뿐이니...강릉과 안동은 직행이 거의 없어 매번 원주를 거쳐 갔습니다. 편도만 4~5시간의 먼 길이지만 집은 아늑했고, 고향을 다녀오는 건 직장을 다니며 큰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주말도 엄마를 보고, 고등학교 친구들과 대학후배들을 만나 또 일을 할 수 있는 힘을 얻었습니다. 제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그렇게 이제 다시 일하기 위해 강릉으로 가기 위해 안동에서 5시30분 원주행 버스를 탔습니다. 원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7시20분... 원주고속버스터미널의 강릉행 7시40분을 미리 알아봐두었기에 매표소로 향했습니다. 평소에는 무인매표기를 이용했는데 안동을 올때 오류가 있어서 직원분께 직접 구매했었죠. 그 영향에 이번에도 시간도 많지 않은데 직원분께 직접가서 강릉행 버스를 예매하기위해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7시30분에 7700원 일반버스가 있다는겁니다. 예정에 틀어졌지만 일찍출발하고, 최근 지출이 많아 싸니 "이거다!"하고 탑승했습니다.시간을 보니 몇분 남지 않아 바로 부랴부랴 승차홈을 찾아 탑승했죠. 아직 강릉과 안동을 왔다갔다하는게 익숙치않아 티켓대로 찾아갔죠. 이 시점에 저는 이상함을 눈치챘어야했습니다.

저는 00 좌석을 배정받았는데 사람이 많아선지 옆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분이 상당히 좋지 않아보이시더라구요. 하긴 그 많은좌석에서 옆자리에 같이 사람이 있어 같이가는사람은 2~3명밖에 안돼보였습니다. 저도 빈자리가 있다면 혼자 앉아 가고싶어 버스 앞쪽의 좌석표만 보며, 좌석을 옮기고 싶었지만 이미 다 예약되었고, 대부분 탑승하셔서 포기하고...그렇게 옆의분과 불편한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짐을 가진 건장한 두 청년이 앉은 좌석은 좁았죠. 전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보며, 카톡을 하며 도착만을 기다리고 있었죠. 그런데 한 친구가 "언제 도착해? 어디쯤이야?"라고 물었습니다. 네이버지도를 켜봤죠. 반쯤 왔겠지 싶었어요. 그런데? 뭔가 이상하더라구요. 경기도 이천??? 네이버지도 오류일수도 있으니 카톡지도를 켜봤습니다. 전... 경기도 이천이 맞더라구요. 황급히 표를 다시보니 행선지는 '서울경기'. 아까 승차홈을 찾으며 '서울경부?라는 홈에서 타라는 건가?'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죠. 인터넷에 서울경부를 검색해보니 서울고속터미널이더라구요.

아, 뭔가 잘못되었구나.

직장 상사께도 연락하고, 친구들에게도 이사실을 알리고 전 혼란에 빠져 있었고, 굉장히 화가 났습니다.

어떡하지?

도무지 감이 안잡히더라구요. 시간은 흘러가고 점점 서울은 다가오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일어나??? 서울에서 자고 첫차를 타고갈까? 숙박비는 얼마지? 그렇게 가도 지각인데? 걱정이 앞서더라구요. 그래도 11시에 강릉 직행 심야버스가 있더라구요. 그래 이거라도 타고가자고 생각했어요. 그나마 최선의 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설상가상. 표는 매진되었다라구요. 머리 속은 새하얘졌어요.

그렇게 시간은 지나 버스는 서울에 도착했어요. 너무 허탈해 도저히 좌석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어요. 내리는길에 버스기사님께 푸념을 했죠. 저는 화나고 슬픈 목소리를 감추고 담담하게 얘기했죠. 기사님은 원주고속버스터미널에 연락해보라 하시더라구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연락해보았습니다. 어떤 아저씨분께서 전화를 받으시고, 제 이야기를 끝까지 잘 들어주셨어요. 아저씨께선

"잘잘못을 따지는 것보다 고객님이 강릉에 도착하는 게 우선이다. "

라고 하시며, 잠시 기다려보라시며, 다시 연락주시겠다고 하셨어요. 전 원주에서 '강릉가면 먹어야지~' 하고 산 빵2개와 초코우유로 저녁을 대신하며 좌절에 빠진채 희망의 전화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울린 휴대폰! 기다린 시간은 겨우 몇분이었지만, 억겁의 시간같았죠. 아저씨께선 11시 차가 매진되었으니 일단 9시30분의 원주행 버스를 타고 원주로 와 강릉으로 갈 버스 한 대를 준비해줄테니 타고 가라하셨어요.

네? 굳이? 오늘 원주에서 강릉가는 버스는 이제 없을텐데? 저를 위해? 일단 9시30분까지 시간이 없으니 원주행 승차홈을 찾았습니다. 아저씨께선 직원분께 이야기해뒀으니 타고 원주행 버스를 타고, 원주로와 안내소로 찾아오라하셨어요. 직원분께서는 빈곳에 좌석을 배정해주셨고, 전 그 자리에 앉아 원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원주고속버스터미널 안내실은 찾은 저는 바로 강릉행 버스로 안내해주셨죠, 저와 기사님 둘만의 저만을 위한 강릉행 버스는 출발했습니다. 버스 안에서 밤풍경을 보며 사색에 빠져들었고, 이 고마움을을 꼭 표현해야겠다 고결심했습니다.

사회초년생으로 이런저런 어른들을 만났습니다. 좋으신분들도 계셨지만 대부분은 저를 잡아먹고, 이용하려하고, 무시하는 나쁜 어른들이었어요. 사회는 정글이고, 무시무시한 곳이라 들었던 소문을 직접 몸으로 확인하며 거친 세상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런 천사같은 분을 만난 건 대체 얼마만인지 ㅠㅠㅠ 극과극의 대비효과가 있습니다만, 제겐 너무나도 고마우신 분입니다. 사회에서도 이렇게 좋으신 분이 있댜 사실을 느끼게 되었어요. 어떻게 이 고마움을 표현할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러다 칭찬합니다 게시판이 떠올랐어요. 원주시청도 역시 있었고, 저는 이 아저씨께 고마움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제가 느끼기로는

"당신이 있어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사회의 빛같은 분이십니다. "

정말 감사드리며, 이렇게나마 칭찬하는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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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 2023.02.14